18.09 하노이 자유여행 3일차 - 2



    1. 베트남군역사박물관






    허용치 이상으로 밥을 먹은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베트남군역사박물관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2~3블럭 정도 떨어져있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이제야 익숙해지기 시작한 이 풍경을, 이 거리를 못 걷게 된다는 생각이 드니 뭔가 섭섭한 마음이 차오르더군요. 처음 나간 외국이라 그런지 정이 남아서 계속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걸으면서 혼자 "이럴 줄 알았으면 휴가 2~3일 더 쓸껄"이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런 생각하면서 걷길 10분 정도 했을까요? 베트남군역사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박물관. 월요일이니까 당연히 열 줄 알았던 박물관은... 뚜둥.. 문이 닫혀져있었습니다. 안에서 나오는 분들은 계셨는데 입구에서 지키고 계시던 경비병(?)님께서 문 닫았다고 돌아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실환가요? 월요일에 문이 닫는다니 ㅠㅠ...




    네! 실화였습니다. 베트남 군 역사 박물관은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열지 않는다고 하네요...ㅠㅠ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배회하며 밖에서 군 역사 박물관 건물만 찰칵찰칵 거렸습니다.




    주변에는 여러가지 은행의 ATM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서양 형,누나들이 많이 서계시더군요. 뭔가 본국에서 가지고 온 카드로 돈을 뽑을 수 있는 구조였던 거 같습니다. 우리는 이미 환전 다 해버린 상태기 때문에 붕 뜬 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중이었죠. 그래서 할 것도 없고 호안끼엠 호수 근처를 제대로 돌아보자고 해서 다시 호안끼엠 호수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더우면 자연스럽게 카페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실은 올드 쿼터 광장에 있는 콩카페 테라스에 앉아서 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먹어보자! 라는게 목표였는데, 이미 콩카페는 만석이더라구요. 아쉬운대로 바로 옆의 약간 현대적으로 인테리어가 된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저런 커피가 나오더라구요. 커피를 시켜서는 일행들 각자 자기들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혼자 카페 테라스에 앉아서 수많은 인파들을 바라보며 이 노래만 들었습니다. 제가 3일 동안 있으며 느낀 베트남은 정감가는 잿빛이었고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그리고 밖을 바라보며 듣기에는 제게 가장 좋았던 노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여행지에서 쓸데없이 무슨 시간 낭비일까도 싶었지만, 오히려 여행지이기 때문에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집중하기 좋았던 거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는 너무 일일일, 돈돈돈만 생각하다보니 머리에 그 어떤 것도 들어오기 힘들었는데, 여행지이기 때문에, 일과 돈을 다 떠나서 나 자신을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 때 문득 떠오른 옛 연인 생각에, 이 노래 들으며 그때 그런 적도 있었지~ 했던 시간이네요.




    서로의 시간을 보낸 우리들은 호안끼엠 호수를 지나서 점심 겸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현지에서 고급 식당축에 속하는 피자집으로 가기로 한 것이였죠. 월요일 오후라 로컬들이 다 일을 하러 갔는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널널하게 터덜터덜 걸어갔습니다.



    마지막이 될 길을 걸어갔습니다. 걸어가는 도중 한 베트남 무리가 저희쪽으로 걸어오더라구요. 딱 봐도 중학생, 고등학생처럼 보이던 친구들이었는데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더라구요. 영어는 아직 배우지 못했는지 베트남어로 뭐라고 말을 걸어왔는데 저희도 베트남어를 할 줄 몰라 못 알아들었고... 만국 공통어 바디 랭귀지로 찰칵 표시를 하길래 저희는 오케이 했었죠! 대,여섯 명 정도였었는데 그 중에 한 소녀만 저희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인 거 알아보고 찍는 거 같더라구요. 박항서 감독님 파워인지 아니면 아이돌들의 파워인지... 지나가면서 한국말로 가끔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계셨었죠 ㅎㅎ.. 찍은 사진을 공유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서로 말이 안 통해서 아쉽게도 사진은 그 친구들만 간직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왼쪽은 호안뀌엠 호수 바로 옆의 분수대입니다. 오른쪽은 호안뀌엠 호수 밤에 분수쪽을 바라보았을 때입니다. 사람이 많을 때는 저런 장소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었는데, 낮에 사람이 없을 때는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낮에 가는 호안뀌엠 호수와 밤에 가는 호안뀌엠 호수는 정말 다른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우리나라 여자분들은 베트남에 여행을 그다지 오지 않는 거 같지만, 서양쪽 여자분들은 베타늠에 여행을 정말 많이 오는 거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분들께는 그다지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닌가봐요.



    2. 4P'S (호안끼엠 피자집)



    점심을 먹은 후, 점심 겸 저녁으로 이른 저녁 쯤에 찾은 곳은 호안끼엠 호수에 있는 유명한 로컬 피자집 4P's입니다. 2층으로 된 건물이었는데 1층부터 홀 내부에 벽돌로 된 화덕이 있어서, 유럽에서 먹는 피자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1층에는 정원처럼 꾸민 곳이 있는데, 저희는 운 좋게 거기에 자리를 배정받게 되어서 먹었습니다.



    피자 한 판의 가격은 29만동입니다. 29만동은 우리나라 돈으로 15000원쯤 되는데, 베트남 일반 대졸자의 평균 월급이 30만원이니 로컬들에게는 제법 비싼 가격인 거 같습니다. 사실, 저희가 먹던 쌀국수 같은 로컬 음식들은 한 그릇에 천원 정도면 사먹었는데, 한끼 식사가 15000원이면 어느정도 물가인지 체감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피자 풀 사이즈 하나와 감자와 베이컨이 들어간 음식, 그리고 저는 진저에일을 하나 시켰습니다. 왼쪽은 브라따 치즈가 올라간 피자입니다. 치즈를 저희가 저렇게 가른 것은 아니고, 처음에 서빙될 때 만두처럼 봉긋하게 온 치즈를 즉석에서 종업원님이 저렇게 이쁘게 갈라주십니다. 저는 완전 아재 입맛이라 불고기 피자를 가장 좋아해서, 솔직히 무슨 맛으로 먹는지는 잘 몰랐지만 일단 신선한(?) 맛을 느끼며 먹었습니다.



    4P's 1층에 마련된 정원같은 곳입니다. 저기 연못이 있는 곳은 실외 공간이고 유리로 분리 되어 있습니다. 작은 닥터 피쉬 같은 것을 연못 내에서 기르는지 식당에 온 애기들이 모두 모여서 물고기 보기, 잡기(?)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저희 옆에 온 금발의 여자분은 한참동안 맥주 한 잔 마시며 연못을 바라보다 가시기도 하셨어요. 외국이라서 이런 것을 느끼는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던 저에게는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거리의 사진을 찍습니다. 언제 다시 한번 이 곳에 올지, 아니 이 나라에 올지 모르니,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와서 뭔가 찍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바로 찍었습니다 -_-




    시간이 애매하게 남으면 항상 만만했던 것은 카페지요. 체크아웃도 했겠다, 돌아갈 곳도 없고, 비행기까지는 아직 6시간 가량 남았으니 애매한 시간을 카페에서 보내며 여행의 마지막 정리를 하기로 합니다. 4P's 바로 앞에 콩카페가 바로 있어서, 또 콩카페로 갔습니다. 콩카페는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가지는 위상과 베트남에서 거의 비슷한 위상을 가지는 체인점 수를 보유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2층에 있는 콩카페로 올라가는데, 저는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눈이 뜨-억 할만한 미인분이 내려가시더라구요. 거의 무슨 연예인 본 느낌이라,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_-... 일행이랑 이야기 했는데, 베트남에서 뭔가 흰색 옷을 입으신 분은 하나같이 미인이셨던 거 같더라는..




    콩카페의 테라스입니다. 이쪽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테라스를 엄청 많이 만들어두고 거기에 선풍기를 엄청 틀어서 장사를 많이 하시는 거 같더라구요. 에어콘은 용량이 적은 것을 사용하고 계셔서, 그렇게 시원하진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먹은 베트남에서의 커피. 이번에는 코코넛 스무디 커피인가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아직 먹어보지 못한 커피가 그렇게 많더라구요. 다음에 또 베트남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끝내고 체크아웃 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해당 호텔에서는 캐리어를 맡아 주기 때문에, 저는 체크아웃 후에도 캐리어를 놔두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체크아웃 한 상태에서 요금을 지불하면 샤워도 가능하니,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난 땀을 제거하고 뽀송하게 비행기를 타고 싶으신 분이라면 미리 오셔서 샤워를 요청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샤워요금은 2천원쯤 했던 것 같네요, 단, 찬물만 나오기 때문에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박 3일 동안 있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준, 그리고 떠나기 전에 1시간 동안 호텔 데스크에서 함께 이야기를 한 호텔 스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뭔가 한국 호텔 같은 경우에는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대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가식적으로 느껴졌던 부분들도, 이 호텔의 스탭들은 뭔가 인간적으로 대해줘서 정이 많이 가더라구요. 유럽 여행을 많이 다닌 친구가 있었는데, 이 호텔은 확실히 유럽에 비해서는 완전 친절한 곳이라고 그러더군요. 이 호텔이어서 쾌적하게 잘 여행 다닐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호텔에서 개인 택시 같은 것을 불러줬습니다. 택시라기 보다는, 일반인이 자기 차량으로 부업을 하는 느낌이었는데 올 때 탔던 택시비보다 쌋고 기사님이 친절하셔서 '사기택시'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좋았어요.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어요.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서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밥도 먹고 마사지도 받기로 했습니다. 공항이다 보니까 가격이 다 한국 현지 수준으로 올라가있는 것은 알아두세요. 기념품 사려고 했다가 가격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념품은 안사고, 남은 돈으로 베트남식으로 밥을 먹고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마사지 같은 경우에는 30분에 40만동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로컬보다는 비싸지만 어차피 남은 베트남돈 쓸 곳도 없으니 다 쓴다는 생각으로 썻습니다. 마지막에 팁 드릴 돈이 없어서 있는 돈 탈탈터니 6만동 정도 나왔는데, 약간 비웃으시면서(?) 팁을 안 받으시더라구요. 미리 돈 조금 더 남겨둘껄 생각했다가도, 푼돈이라고 비웃나? 싶기도 해서 약간 짜증도 나더라구요... -_-;; 그렇게 저희의 베트남 여행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 가고 싶네요. 하노이의 그 축축하지만, 정감가는 그 밤의 하노이로요. 제 첫번째 베트남 여행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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