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 하노이 자유여행 3일차 - 1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었습니다. 그 날 따라 일어나자마자 허기가 지더군요. 마침 조식 운영 시간이라 일어나자마자 잽싸게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제가 묵었던 호텔은 제일 윗층에 있는 식당에서 조식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호텔들처럼 조식은 뷔페식이었는데 쌀국수 같은 것들은 주문을 하면 호텔 직원님들께서 그 자리에서 조리에서 서빙해주셨습니다. 저는 쌀국수는 먹지 않았고, 요거트와 연유를 듬뿍 탄 커피, 베이컨만 배가 찰 때까지 듬뿍듬뿍 먹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3성 호텔이라 음식이 맛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 입에는 굉장히 잘 맞아서 엄청 배부르게 먹었네요.




    체크아웃 하기 전에 저희 숙소 모습. 쓰리 베드였는데 2박 3일에 총 8만원 밖에 지불을 안 했을만큼 쌌습니다. 그런데 침대도 좋아서 꿀잠 잤고 에어컨도 너무 빵빵하게 틀어주시더군요. 저희가 숙소 비우는동안 숙소도 너무 깔끔하게 치워주시더라구요. 혹여나 하노이에 가시면 꼭 이 호텔 가보세요!  오른쪽의 사진은 호텔 엘리베이터에 부착되어있는 사파나 하롱베이 투어였습니다. 하노이 거리에 있는 여행사보다 싸게 해주시는 거 같으니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저는 내년 2월에 다시 한번 가려고 하는데 가면 이 프로그램을 꼭 써보려구요.


    여튼, 우리는 저녁 11시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호텔의 체크아웃을 하러 오전 11시쯤에 나갔습니다. 캐리어를 호텔에 맡길 수 있냐고 여쭤보니 흔쾌히 오케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캐리어만 호텔에 맡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 날을 소화하러 나왔습니다.



    1. 오페라 하우스






    호텔에서 택시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여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걸어가기에는 날씨가 살짝 부담스럽고 마지막 남은 날이니 있는 돈을 다 쓰자는 생각으로 흥청망청 모드(?)로 바꾸어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광경이었죠. 조금 사는 동네였는지 백화점도 있고 명품샵들이 즐비하더라구요.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부자들이 사는 곳은 비슷하고, 부자들이 사 입는 것은 다들 비슷하구나~ 싶더라구요.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기 전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러 들어갔습니다. 뭔가 연남동 같은 느낌으로 딱 봐도 비싸보이는 카페가 즐비하더라구요. 들어가서 이것 저것 주문하고 2층에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빌지에 나온 가격을 보니 한국에서 먹는 커피값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비싼 곳은 한국과 물가가 동등 수준이었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현지인처럼 놀면 정말 저렴하게 노는데 한국에서처럼 지내려면 한국만큼 돈이 들어간다고 하던데, 그 말이 뭔지 아~ 하고 알게 되는 순간이었죠.




    주문해서 나온 커핍니다. 왼쪽은 지난 번에도 포스팅 했던 에그 커피였는데, 여기가 이전에 먹었던 에그 커피보다 더 맛있더라구요. 동생이 시킨 건데 단짠과 고소함의 진정한 조합이랄까요. 진짜 맛있었는데, 제께 아니라서 한 입만 찬스 쓰고 끝났습니다. 오른쪽이 제가 시킨 건데.. 워.. 제 입에 하나도 안 맞더라구요. 다 버릴까도 했는데 비싼 돈 주고 산거라서 다 먹었습니다. 그냥 커피와 이상한 허브 + 콘프로스트가 들어갔는데 하나도 조화가 안 되서 못 먹겠더라구요...ㅠㅠ... 울며 겨자먹기로 다 먹었습니다.




    커피집 인테리어인데 정말 이쁘죠? 베트남에서 대부분의 카페집은 허름한 듯 하지만, 사실 안에 들어가보면 이런 저런 빈티지한 소품들로 정말 감각적으로 잘 꾸민 거 같았습니다. 디자인에 문외한인 저도 들어가는 카페마다 오~ 분위기 괜찮은데 싶더라구요.


    슬슬 비가 그쳐서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오페라 하우스로 넘어가는 길에 마그네틱을 팔더군요. 얼마주고 샀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저렴한 가격이라 마그네틱을 하나 득템하고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하였습니다.




    오페라를 볼 것은 아니라 오페라 하우스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사진도 한번씩 찍었습니다. 사진 한 컷 찍으로 이 먼 곳 까지 온게 이해가 안되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본격적인 먹부림(?)을 하기 전에 적당히 허기지게 만들기 위한 동생들의 전략(?)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여튼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으로 이동했습니다.




    2. 꽌 안 응온(베트남 로컬 맛집 @ 짠내투어)






    점심을 먹으로 꽌 안 응온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베트남 로컬 맛집이고 짠내투어에 나온 적도 있어서 유명한 것 같더라구요.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에 제법 거리는 있는 편이었지만 날씨도 그리 덥지 않겠다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이쪽은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지 이전 호안뀌엠 올드 쿼터 광장 근처와는 전~혀 다르게 로컬만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가끔 지나가다가 보이는 여행객들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도 할 여유도 생겨서 인사도 조금씩 하면서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갔었죠.




    가는 도중에 학교가 있었습니다. 사실 학교인 줄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의 학교 건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박혀있어서 그런지 학교처럼 안 보이더라구요. 그냥 지나가다가 건물이 크고 이것 저것 현수막이 붙어있길래 구글맵을 검색해보니 학교더군요. 구글맵이 학교라고 하니 아~ 학교같아 보이네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우리나라와의 문화 차이 같은 것들이 여유를 가지게 되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더군요. 빠르게 걸으면 주변의 풍경이 보이지 않고, 느리게 걸으면 주변의 풍경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게 어떤 말인지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매일 택시 타고 다니면 지나칠 법도 할만한 것들이니까요. 가끔은 외국에서 여유를 가지고 걸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한 20분 정도를 걸었을까요? 꽌 안 응온에 도착했습니다. 왼쪽 사진에 무슨 바나나보트 같이 매달린 것을 발견하시면 잘 도착하신겁니다. 안에는 이미 만석이라 웨이팅을 해야하더군요. 한 5분 정도 기다린 거 같네요. 오른쪽은 발 컷을 찍은건데요.. 베트남 여행 가면서 워커 신는다고 하더니 친구들이 뭐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_-... 무슨 멋을 부린다고 베트남 같이 더운 나라에 워커를 신고 가느냐라고!! 근데 저는 3일 걸어다니면서 잘 신었고, 오히려 워커 덕분에 편안하게 다닌 거 같습니다. 최근에 일을 하면서 발을 다쳐서 발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워커를 신게 되었는데 신발이 편하고 쿠션감이 좋아서 다친 발에 큰 무리도 안 갔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우기에 비 맞는 것을 신경을 안 써도 되어서 좋았어요. 자체가 방수라 비가 안 들오고, 발 내의 환풍도 잘 되어서 3일 내내 발만은 뽀송뽀송하게 다녔습니다. 혹시나 베트남에 워커를 신고 갈까? 고민하는 분들은 주저 없이 신고 가세요. 최고의 선택입니다!




    저희가 시킨 메뉴는 총 다섯 개. 그런데 직원 분이 잘못 받아적으셔서 하나가 더 나왔는데, 그게 좌측 상단에 있는 이상한 쌀국숩니다. 무슨 어류를 넣은 쌀국수라는데 정말 못 먹겠더라구요-_-.. 가운데 상단은 오징어 구이였는데 엄청 맛있었고, 오른쪽 상단은 쇠고기였는데 살짝 덜 익혀나왔는데 맛잇었어요! 좌측 하단은 베트남씩 볶음밥이었는데, 전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베트남은 쌀국수보다는 볶음밥인 거 같아요. 가운데 하단은 뭔가 인도의 난?같은 느낌이었는데 저는 쏘쏘했고, 우측 하단은 그 유명한 분짜입니다. 분짜는 고기가 넘나 맛있었는데, 육수는 제 타입이 아니라 고기만 줍줍 하다가 동생들한테 혼났었더랬죠...


    아, 그리고 놀랐던 것은 직원분들이 한국어를 하나도 못 하는 줄 알았는데 어떤 남자 서빙하시는 분은 한국어를 정말 능숙하게 잘 하시더라구요. 한국 대학교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신건지, 베트남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시는지 모르겠지만 유창하게 잘 하시더군요. 덕분에 메뉴 주문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팁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 곳 문화를 잘 몰라서, 팁을 드리는게 실례가 아닐까 하여서 그냥 나왔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드리는게 좋았을텐데 싶네요 ㅎㅎ...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갔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문이 이렇게 다 뚫려있는데 이 틈 사이로 밖에서 모든 분들이 제가 큰 일을 보는 것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저 틈 바로 앞이 세면대고, 세면대를 여자화장실 남자화장실이 공유 하는 구조였는데.. 여자 화장실이 만석이라서 여자 분들이 저기 서계셨습니다. 저는 왠지 제가 큰 일 보는게 보일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넘모 급해서 해결했는데 안 보이게 벽에 딱 붙어서 처리했었죠... 여기 가시는 남자분 계시면 너무 많이는 드시지 마세요 ㅠ_ㅠ




    베트남의 살인적인 더위와 습도... 식당에서 나온지 1분도 안되서 휴대용 선풍기 바로 켰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름에 베트남 가시면 꼭! 꼭! 선풍기 들고 다니세요. 여러개 들고 다니세요. 선풍기 바람이 비록 따뜻하지만, 그래도 없는 거보다 2000배는 도움이 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